블루일베를 보다가 발견한 이 댓글이 현재 한국남자들의 심리를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이 글을 쓰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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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에서 남성 인권을 울부짖는 남자들을 보면서 굉장히 이상한 점을 발견함. 한국남자들이 남성인권을 높인다며 하는 행동들이 사실은 여성인권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었음.
예시를 들어보겠음. 작년에 있었던 생리대 시위 기억하는 게녀들 있을 거임. 생리대 시위의 목적은 생리대 가격 인하에 있었음. 여성들 생활에 있어 생리대는 필수불가결한 요소인데도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게 그 이유였음. 근데 여기에 남자들이 들고 일어남. 왜? 남자들에게 필수인 면도기도 비싼데 자신들은 불만이 없다고 함. 근데 왜 여자들은 지랄이냐는 거지.
참 웃기지 않음? 평소에 면도기가 생필품인데도 비싸다고 생각했으면 자신들이 면도기 가격을 낮춰달라고 시위를 하면 됨. 근데 그런 시위를 할 생각은 안 하면서 오히려 ‘생필품 가격을 낮춰 달라’는 여성들의 합리적인 요구를 조롱함.
다른 예시도 있음. 온 남초 커뮤니티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작년 강남역 추모 시위 사건 다들 알 거임. 그 사건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신안 성폭행 사건이 터짐. 그 때 남자들 반응이 어땠게? 왜 여자들 보고 신안 사건은 추모 안 하냐고 (추모의 뜻은 아는지 궁금;), 그리고 신안에서 남자 교사가 실종되기도 했는데 왜 그건 시위 안 하냐고 함.
이것도 웃김. 만약에 남교사 사건을 가지고 시위를 하고 싶었으면 여자들에게 왜 안 하냐고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시위를 하면 됨. 그러나 한국남자들은 그러지 않았음. 그저 추모를 하는 여자들을 깎아 내리는 데만 혈안이었음.
이런 예시 말고도 한국남자들의 언행을 쭉 보면 남자들은 공통적으로 여성들의 움직임에 제재를 가하는 쪽으로 뭉침. 강남역 시위 때는 온 남초가 시위 현장을 생중계하는데, 정작 일베에서 주도한 ‘예비군 처우 개선’ 시위는 알지도 못 함. 참고로 저 예비군 시위에 총 11명이 모였다고 함. 작년,올해 강남역 시위 구경하러 온 남자들의 수가 11명보다 훨씬 많을 거라고 예상함.
또 남자들이 정말 자신들의 인권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면, 성재기를 ‘남성 인권 운동가’라고 찬양하지 않았을 거임. 여기서 성재기가 대표로 있었던 (구)남성연대 업적을 가져와보겠음.
(출처 한나무위키^^)
게녀들은 이 업적에서 ‘남성 인권을 높이려는 노력’을 찾을 수 있음? 난 아무리 찾아봐도 모르겠음. 성희롱, 성폭행의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의 입을 막고, 한국 여성 전체를 성매매 여성이라고 매도하며 ‘여성 인권을 낮추려는 노력’을 했단 건 매우 잘 알겠음. 근데도 한국남자들은 이 남성연대 대표를 찬양함.
정리해보자면 한국남자들은 사실 ‘남성 인권 높이기’보다 ‘여성인권 낮추기’에 관심이 많음. 그리고 여성을 억압하고 여성의 인권을 낮춤으로써 비로소 남성인권이 회복된다고 믿음. 결국 한국남자들이 말하는 남성 인권의 회복은 언제나 여성이 자신들보다 못한 위치에 있어야만 실현되는 것임. 한국남자들은 그래야 안정적인 사회라고 믿음.
이 말은 앞서 올린 블루일베 짤과 이어짐. 조선시대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게 신분제 사회임. 즉, 한국남자들은 비록 신분 때문에 사람들이 불평등하게 살지라도 현재보다 여성의 인권이 낮았던 조선시대를 더 선호하는 거임. 자신의 위치가 노예이든 양반이든 뭐든 여자들의 인권이 남자들의 인권보다 낮으면 된 거임.
그러니까 페미니즘도 한국남자들에게 있어 그저 ‘페미나치’가 될 수밖에 없음. 사실 페미니즘을 지지하게 되면 결국 남성에게 주어진 남성성의 굴레도 사라지는 건데 그게 사라지기 위해선 남녀가 평등해야 되거든. 그게 너무 싫은 거임.
아마 한국남자들은 남녀가 모두 평등하고 살기 좋은 사회, 그래서 여자가 자신보다 능력이 좋아 언제든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사회보다 자신이 노예일지언정 여자가 자기 발밑에 있는 사회를 더 좋아할 거임. 한남들의 언행을 보면 충분히 가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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