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를 막 마친듯, 약간 물기를 머금은 머리카락에, 기름기 하나없이 매끈한 맨 얼굴의 남자는
여자들에게 편안하면서도 이상적인 느낌을 전달한다.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옷차림, 여기에 상큼한 비누향을 풍긴다면, 앞으로의 관계는
이름을 잘못 부르거나, 입냄새를 풍기는 것과 같이, 특별한 중죄를 범하지 않는 한 탄탄대로라고 봐도 좋다.
(책- 사랑하기 전에 알아야 할 모든것 중에서)
어제 책을 읽다가 이 구절이 눈에 들어와서......
내가 소녀적 시절부터 생각하는 거지만, 난 좋은 향기가 나는 남자에게 약한 것 같다.
인위적인 향수냄새가 아닌, 아저씨스킨냄새도 아닌, 담배 쩌든 냄새도 아닌,
은은하게 퍼지는 비누냄새 혹은 스킨냄새.
그 냄새에 빠지면 나도모르게 순간 멍해지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어쩌면........ 꼭 그 냄새라기보다도, 좋아하는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라서 좋은건지도 모르겠지만......
그런데 나만 꼭 그런것 같지도 않은것이........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 라는 소설에서도
그에게는 언제나 비누냄새가 난다.....라는 구절로 시작하니깐.
그 책을 읽을때 난 여고생이었는데, 그 구절이 어찌나 설레고 두근거리던지....
그에게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아니, 그렇지는 않다. 언제나라고는 할 수 없다.
그가 학교에서 돌아와, 욕실로 뛰어가서 물을 뒤집어쓰고 나오는 때면 비누 냄새가 난다.
나는 책상 앞에 돌아앉아서 꼼짝도 하지 않고 있더라도,
그가 가까이 오는 것을―그의 표정이나 기분까지라도 넉넉히 미리 알아차릴 수 있다.
티이샤쓰로 갈아입은 그는, 성큼성큼 내 방으로 걸어 들어와,
아무렇게나 안락의자에 주저앉든가, 창가에 팔꿈치를 집고 서면서 나에게 빙긋 웃어 보인다.
"무얼 해?" 대개 이런 소리를 던진다.
그런 때에 그에게서 비누 냄새가 난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 가장 슬프고 괴로운 시간이 다가온 것을 깨닫는다.
엷은 비누의 향료와 함께 가슴속으로 저릿한 것이 퍼져 나간다.
(소설- 젊은 느티나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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