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외갓집은 전북 익산의 작은 마을이었는데, 방학때가 되면 항상 어머니등에 떠밀려(?)그곳으로 놀러갔었다.
겨울방학에도 놀러가곤 했지만, 무엇보다 백미는 여름방학! 그중에서도 복숭아! ㅎㅎㅎ
외갓집이 복숭아 농사를 하셨기 때문이었다.
외할아버지가 모는 경운기에 외손자들이 우루루 타고, 천천히 복숭아 밭에 도착하면
외손자,손녀들이 몰려들어 일을 거들었었는데, 남자들은 복숭아를 따고, 운반하고
나같은 경우에는 글씨 잘 쓴다고 상자에 글씨적는 일을 했었고, 복숭아를 종이에 싸고 이런일 등등을 했었다.
내가 글씨 쓴 박스가 팔려나가는 걸 보면 어찌나 뿌듯했던지 ^^
서울로 돌아갈때쯤이면 복숭아를 몇박스씩 부쳐서 보내주셨는데
복숭아를 하도 먹다가 질려서, 나중에는 복숭아잼까지 해먹고 또 그것도 너무 질려했었다.
그때 생각하면 정말 배부른 투정이었지. ㅎㅎ
외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신게, 내가 6학년 겨울방학때였으니깐
그런 추억도 딱 초등학교때 뿐이었다.
외갓집에서 복숭아 농사를 안짓게 되면서부터, 복숭아를 돈주고 사먹기 시작했는데
가격이 그렇게 비싼줄 몰랐다. 외갓집 때문에 복숭아는 사먹는 과일이라는 개념이 없었으니깐 ^^;;
올해 처음으로 복숭아를 먹게 됐는데, 어김없이 그때 추억이 또 생각난다.
워낙 예전 일이라 장면장면 끊어져서 기억에 남는데,
나를 강아지라고 부르시며 예뻐하셨던, 외할머니 자장가를 들으면서 잠들던 기억도 나고,
복숭아 일 거들고, 시원한 마루에 누워서 매미 우는소리 들으며 잠깐 낮잠자던 기억.
그때 내리쬐던 따스한 햇살, 시원한 바람, 풀냄새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정말정말 좋아서.........^_____^
그래서 그때문인지 전원생활을 동경하고 있고 ^^
어릴때 좋았던 추억은 정말 평생 가는것 같다 ^^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행복하고 따뜻해지니깐.
이래서 아이들이 어렸을때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주라고 하는거겠지?